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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김승련의 현장칼럼]6411번 버스를 타고

2018-08-08 5 Dailymotion

<p></p><br /><br />김. 만. 수.<br><br>김만수는 성석제의 소설 <투명인간> 속 주인공입니다.<br> <br>김만수는 가족을 위해,그리고 부도 위기에 내몰린 회사를 위해 뛰고 뛰었습니다.<br><br>책 표지의 이 그림처럼 몸은 야위어 가고 마음은 뒤틀려갔는지도 모릅니다.<br><br>이념이나 사명감 같은 거창한 이유가 아니었습니다.<br><br>그저 대한민국의 남자로, 집안의 가장으로, 해야 할 일을 했던 건데요.<br><br>하지만 김만수는 투.명.인.간.이었습니다.<br><br>존재하지만, 존재하지 않았습니다.<br><br>얼마 전 숨진 노회찬 의원이 남긴 연설 속의 청소 노동자처럼 말이지요.<br><br>[노회찬 연설/2012년 진보정의당 창당대회]<br>“이분들은 태어날 때부터 이름이 있었지만, 그 이름으로 불리지 않습니다./이분들이야말로 투명인간입니다.”<br><br>노회찬이 말한 오늘의 김/만/수는 6411번 버스에서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습니다.<br><br>서울 구로구에서 강남을 이어주는 유일한 버스지요.<br><br>새벽 4시 첫차에 저도 올랐습니다.<br><br>[인터뷰:박정옥 님]<br>"우리는 일어나는 건 다 2시 반, 3시에 일어나요. (꽉 들어찬) 버스 타는 게 제일 힘든 것 같네요."<br><br>호텔 주방에서 과일을 깎는 박정옥 씨의 낮과 밤은 늘 거꾸로입니다.<br><br>"멀어도 뭐 어떻게 해요. 먹고 살려면…현장이 거기에 있으니까... 피곤하니까 눈 감고 가고 그러죠."<br><br>2시간 출근길에 오른 이분에게 6411번 버스는 차라리 휴식이었습니다.<br><br>[인터뷰:유영순 님]<br>"여름엔 덥죠. 더워도 그러려니 하고 하는 거지 우리는 참을성뿐이 없잖아요."<br><br>이들에게 노동은 ‘당연히 참아야 하는 것’이었고, '눈에 띄지 않아야 하는 것’이었습니다.<br><br>그럼에도 불구하고, 묵묵하게 자신의 일을 견뎌냈죠<br><br>2018년 대한민국의 맥박은 이들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겁니다.<br><br>그러나 보이지 않는다고 무심했던 건 아닌지 돌아봅니다.<br><br>너무나 흔하지만, 없어서는 안 될 이름, 김만수를 다시 불러보는 이유입니다. <br><br>그래픽 : 이수정 디자이너<br>연출 : 황진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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